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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觀覽記

'별헤는 밤'을 만나고 시인 윤동주를 기억한다.

by 聚樂之生 202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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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기슭에 자리한 윤동주문학관.

작은 건물에 윤동주시인의 기억을 담아놓았다.

 

이 건물은 가압장으로 지어져 사용되었으나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어 윤동주문학관으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건물내부를 들어가보면 윤동주 친필원고와 책자들이 잘 전시되어 있다.

 

 

때마침 윤동주시인관련 영상을 상영하여 전시관을 이동하는데 건물의 모습이 마치 윤동주시인의

옥중생활을 보여주는 듯하여 마음이 아려왔다.

 

 

시대적인 아픔을 시로 풀어내려 한 시인 윤동주.

투옥중 알 수 없는약물 주사를 지속적으로 받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는 나라가 독립하기

6개월전이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별 헤는 밤', '서시' 등으로 기억하는 시인 윤동주의 일생을

다시한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 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 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 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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