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 기슭에 자리한 윤동주문학관.
작은 건물에 윤동주시인의 기억을 담아놓았다.
이 건물은 가압장으로 지어져 사용되었으나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어 윤동주문학관으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건물내부를 들어가보면 윤동주 친필원고와 책자들이 잘 전시되어 있다.
때마침 윤동주시인관련 영상을 상영하여 전시관을 이동하는데 건물의 모습이 마치 윤동주시인의
옥중생활을 보여주는 듯하여 마음이 아려왔다.
시대적인 아픔을 시로 풀어내려 한 시인 윤동주.
투옥중 알 수 없는약물 주사를 지속적으로 받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때는 나라가 독립하기
6개월전이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별 헤는 밤', '서시' 등으로 기억하는 시인 윤동주의 일생을
다시한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 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 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 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즐기기 > 觀覽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톳길을 걷다 - 대전 계족산을 걸으며 (10) | 2024.10.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