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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讀後行

파멸의 조짐-'도쿠가와 이에야스 21권'을 읽고

by 聚樂之生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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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는 싸움에 있어 싸워서 적을 이기는 것은 차선이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한다. 이는 싸움으로 인한 여러 피해를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의

온전한 굴복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기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싸움이란 싸움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싸움으로 인한 결과에 목적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싸움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히데요시가 사망한 후 일본 정국의 혼란은 히데요시의 아들이 너무 어려 권력의 이양이 힘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히데요시 가문을 지킨다는 명분은 같지만 어린 후계자를 두고 자신의 위세를 

펼치려는 사람들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어 가고 있다. 여기서 이에야스는 또 다른 전쟁이 일본을

휩쓸어 전국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이에야스에 대해 반감을 갖는

히데요시의 브레인이었던 이시다 미츠나리라는 인물은 이에야스가 권력을 빼앗으려는 계획을 

추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다른 이들을 규합하여 싸우려는 마음을 키워간다.

 

 

여기서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싸움을 끝내는 것이 히데요시의 뜻이었음을 잘 알고 있는

히데요시의 아내 입장이다. 현재 이에야스에 대항할 수 있는 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노부나가부터

시작된 전국통일의 뜻을 이어받은 사람이 이에야스라는 생각, 그리고 이에야스가 권력을 가져야

히데요시 가문도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겹쳐 스님이 되어 뒤로 물러나 있는 입장에서도 힘껏

중재에 나선다. 하지만 두 세력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에야스에게 힘을 실어주게

된다. 히데요시의 아내 네네는 갈등의 해소가 싸움을 통해 해결되어야 전국통일 이후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 싸움의 어쩔수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한편 이 싸움의 한 축인 이시다 미츠나리는 이 전쟁의 결과가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전쟁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은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뜻을 후세에 알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은 히데요시 가문을 위해 끝까지 힘을 다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뜻을

알리고자 벌이는 그 전쟁에 희생되는 백성의 죽음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모든 전쟁을 단순하게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소위 위정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계산을 모두를 위한

것으로,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백성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은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에서도 여러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데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을 들게 한다. 영토분쟁, 

이념분쟁, 종교분쟁, 인종분쟁 등 지난 세월동안 겪어온 수많은 갈등에서 이제는 해결방법을

배웠을만한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더욱 이런 생각이 들게 한다.

 

이에야스 또한 전쟁을 피하여 백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노력을 접고 이시다와의

일전을 구상하고 준비를 한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점은 왜 조선과의 전쟁에서 철군을 하면서

오랫동안의 전쟁으로 전국이 피폐함을 걱정하여 히데요시 사후의 혼란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서 일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마음을 바꾼 이유와 이시다가 자신에게 안전을 의탁해 왔을 때

바로 처리하여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머리에 맴돈다. 이에야스는 적이라도

자신에게 의탁한 자를 처벌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지만 과연 그것이 수많은 

백성의 희생을 막는 길일 수 있음은 왜 외면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전쟁을 통한 완전한 제압만이 모든 백성의 인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어날 전쟁이

일본 전국통일의 마지막 전쟁으로 기록될 것인지와 일본 역사에서 전국이 혼란으로 휩싸여 전쟁에

전쟁이 이어지던 시기의 종지부를 과연 이에야스는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또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에야스가 말하는 신불의 뜻, 즉 하늘의 뜻이란

그 시기에 뜻을 이룬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이에야스의 적의 교란작전을 아군에게 모두 알려 적과 아군의 구별을 명확히 하려는 무모한 전략과

이시다의 결과를 예측하면서도 벌이는 무모한 도전의 충돌로 얻으려는 결과로 서로는 무엇을

생각했던 것인지 다시금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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