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우기/讀後行

낙뢰-'도쿠가와 이에야스 27권'을 읽고

by 聚樂之生 2024. 11. 29.
728x90
반응형

어린 시절 아마도 초등학교 1~2학년 때의 일로 기억되는 사건이 하나 있다. 어디서 배웠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동생이 도와달라고 하면 두말하지 말고 도와주라고 말하며 그게 형, 오빠의

행동이라고 배운 후 동네 동생집에서 놀다가 그 동생이 찬장에서 식빵을 꺼내달라고 했을 때 그

말이 생각나 선뜻 도와주고 나니 그 아이의 어머니가 자기가 먹고 싶으니까 얼른 꺼내준 것 보라고

놀리며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식빵이 먹고 싶어서 선뜻 도와준 것일까 아니면 배운 것을 그저 실천한

것일까. 지금도 그 때의 내 본심이 궁금하다. 물론 반반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그 말이 무척 마음이

상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도와주려는 마음이었는데 아주머니가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이다. 

 

이 일은 어린시절 사소한 사건일 수 있지만 이처럼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도한 바와 달리 전달되어 오해를 부르고, 이것이 큰 문제로 번지는 경우를 우리는 생활 속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여러 사람이 연관된 경우에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자신의 여섯 번째 아들의 스승으로, 금광 광산 개발책임자로

임명하여 활동하던 오쿠보 나가야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하여 마주한 상황이 바로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히데요리와의 만남으로 이에야스는 히데요리에 대한 마음을 어느 정도 편하게 생각하지만 그

자리에 히데요시의 정실이 함께 했다는 사실로 자신을 자신의 아들과 떼어놓으려고 한다고

오해하는 생모와 이를 부추기는 측근들의 생각이 겹쳐 또 다른 갈등을 만드는 가운데 오쿠보

나가야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도쿠가와 막부의 정국에 가져온 파장과 그로 인해 야기된 혼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그의 사망 이후 드러난 '연판장'의 존재는 막부 내부에 숨어 있던 권력

다툼과 정치적 음모를 부각하며, 정국을 점점 혼란으로 몰아가며 이에야스의 결단을 촉구하게 된다.

 

728x90

1. 오쿠보 나가야스의 죽음

오쿠보 나가야스는 막부 체제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중신으로, 뛰어난 정치적 감각과 경제적

수완으로 이에야스를 보좌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이 끝 모르게 커져 전 세계와의 통상과 

이에야스의 여섯번째 아들 타다테루와 그의 장인을 등에 업고 부와 권력을 동시에 잡으려는

생각으로 많은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여러

영주들과 작성한 연판장으로 이는 단순하게 보면 해외진출을 도모함에 있어 서로의 힘을 모으자는

뜻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달리 생각하면 이에야스 사후에 지금의 쇼군을 폐하고 타다테루를

쇼군으로 세우자는 뜻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문서였다. 조용히 지하에 있어야 했던 이 문서가

나가야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세상밖으로 나와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뜻을 달리하며

정국을 폭풍속으로 몰아가게 된다.

 

2. 연판장의 발견

나가야스의 사망 이후, 그의 서재에서 발견된 연판장은 막부 내부의 여러 영주와 측근들이 비밀리에

맺은 거래와 음모를 기록한 문서로 드러나는데 연판장에는 여러 다이묘와 막부 고위 관리들의

이름이 적혀 있으며, 그들이 권력 강화와 막부 체제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가야스와 연합했음을

암시한다. 이에야스에게는 이러한 음모가 자신의 권위를 흔들 수 있는 위협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사후에 자신의 가문내 갈등으로 번져 권력다툼으로 이어져 전국을 다시 혼란으로 휩싸이게 만들 수

있음을 감지하고 노부나가와 히데요시에서 자신으로 이어진 평화가 깨질 것을 우려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신들과 함께 깊은 논의에 들어간다.

 

3. 정국의 혼란

연판장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막부 내에서 각 세력 간의 불신이 확대되고, 영주들간의 갈등이 서서히

커지는 와중에 포르투갈과 영국에서 온 사신들의 행동이 또 다른 불씨를 야기한다. 구교와 신교로 

분리되는 이들 나라에서 온 사신들로 인해 구교신자들은 이에야스가 신교 측 사신으로 인해

자신들을 탄압할 것으로 생각하고 히데요리의 오사카 성으로 찾아가 자신들의 구명에 힘써 줄 것을

요청한다. 단지 히데요리 측근에 구교신자가 많다는 이유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데 이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신들의 입장관철을 위해 외부의 힘을 국내로 들여오려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이에야스 측근들 중에 연판장사건을 통해 서로 갈등을 보이고 있는 이들간의 경쟁도 문제에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4.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응

이에야스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연판장의 실체를 규명하고,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명령하며 연판장의 존재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막부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

한편, 종교적 문제인 구교와 신교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히데요리를 오사카성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주장하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들과 히데요리에 대한 설득을 위한 사신을

별도로 파견할 것을 결정한다. 이는 오사카 성에 대한 이미지로 에도의 자신과 동등한 또 다른 

권력을 상징한다고 생각하여 행동하는 많은 영주들과 구교신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에 따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결국 하늘에는 태양이 둘 일 수 없으니 말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준 상태에서 평화롭게 자신이 이룩한 결과에 만족하며

노후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사후에 발생할 수 있었을 혼란을 만나 본인은 씁쓸해하지만 오히려

죽기전에 가장 큰 문제일 수 있는 가문 내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평화를 이룩하고 권력도 이양한 후에 자신의 업적을 기억하며 말년을 보내려 한

이에야스에게 복잡한 문제가 생긴 상황이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살펴보는 입장에서는

몹시 흥미진진해지는 상황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