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구교 신자들의 신교 반대에 따른 갈등고조와 가문 내 두 아들의 예상치 못한 갈등, 그리고
사회적 혼란의 중심이 되어가는 오사카의 히데요리에 대한 처우로 고민이 깊어가는 이에야스.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지속되어 가던 평화에 생긴 균열로 인해 향후 발생하게 될 오사카 전투까지의
은밀한 흐름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1. 전쟁인가, 평화인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동군과 서군에 분리하여 가담했던 사나다가문의 아들 한 명이 오사카에서의
도움 요청을 받아들여 히데요리의 중요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전쟁은 인간사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아버지로부터 교육받아 다른 형제의 설득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과연 전쟁은 필요한가?
라는 의문은 그의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묻게 된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는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그것도 국가내의 세력 간 싸움으로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선택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을 불살라 마지막 남은 전쟁에 대한 불씨를 완전히 없애려 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그렇다면 굳이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 이에야스의 결단 1 - 천주교 금지
이에야스는 눈앞에 보이는 자신의 사후에 맞이할 것으로 보이는 혼란을 자신이 해결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 첫번째 문제로 천주교교파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천주교를 금지하고, 천주교
신자들에 대해 추방을 명한다. 이어 각 지역에 지어졌던 교회당을 부수는 등 뒤이은 조치로 오사카
성의 히데요리를 뒷배로 한 구교의 대항은 힘을 잃게 된다.
신자들을 국외로 추방하는 조치는 종교에 대한 선택은 존중하나 국내에서의 신앙생활은
금지한다는 의미로 생각되며 약 200년 후 조선에서 발생한 천주교 탄압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과 비교하여 생각하게 된다.
3. 이에야스의 결단 2 - 오사카 성
1610년경 가장 큰 문제는 도요토미 가문의 히데요리와 생모의 시대 상황 판단 미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력의 중심이 이에야스에게 넘어갔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직도 히데요시의
후광과 히데요시의 유언에 따라 권력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근들의 생각에 점점
빠져들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측근들은 히데요시가 남긴 막대한 재산으로 떠돌이 무사들을 모으면서 충분히 이에야스와
겨뤄볼 수 있으며 그동안 천주교 선교를 위해 외국에서 자신들을 도우러 오면 이기기까지 할 수
있다는 망상으로 세를 규합하여 몸집을 불려 나간다.
이에 이에야스는 권력의 또 다른 중심부로서 남아있는 '오사카 성'에서 히데요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자 하지만 자신의 뜻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오사카 성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힘으로 제압하고자 마음을 굳힌다. 그럼에도 히데요리와 생모, 자신의 손녀인
센히메는 살리고자 남몰래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이는 아마도 히데요시와의 약속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후세에 자신을 끝내는 권력욕에 약속을 저버린 사람으로 말할 것을 두려워한 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4. 이에야스의 결단 3 - 타다테루의 영지이전
자신의 동생보다 외진 곳에 위치한 영지를 벗어나 세계로의 진출을 꿈꾸며 '오사카 성'을 요청한
6남 타다테루에 대한 이에야스의 조치는 조금 큰 성을 지어 옮기는 것으로 정리한다. '오사카 성'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아들의 요청이라 생각한 점과 형제간의 갈등이 가문 내
가신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주들의 분열을 만들 수 있음을 고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 시간을 전쟁 속에서 살게 되면 전쟁도 습관이 되는가?라는 의문과
인간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생활을 지속하면 전쟁의 참상은 기억하지 못하는가?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이제 두진영은 전쟁을 마주하고 있다. 최대한 희생을 줄이며 사태를 해결하려는
이에야스와 이에 오히려 전쟁이라는 수단으로 대항하려는 히데요리 측근 간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길이 된 것이다. 과연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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