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독교를 믿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답답한 일이 생기면 가끔은 마음속으로든,
하늘을 보며 답답한 마음을 큰소리로 토로하든 이 질문을 생각해보지 않을까? 나는 자주 그런다.
이 책은 내게 제목으로 다가온 책이다. 삶에서의 여러 문제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이어지니 항상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던 때 정말 하느님은 내게
왜 그러시는지 궁금해졌다. 세상 모두가 마찬가지일 텐데도 사실 나에게만 유독 더 엄하게 힘든
일들을 겪게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 않을까?
하느님은 나를 단련시키려고 이렇게 막 다룬다고 생각하다가도 굳이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
답답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감사한 일을 생각하면 이런 마음을
누그려뜨릴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이란 정작 그것이 필요할
때 그 생각을 못하고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면 '아, 이럴 땐 이렇게 하라던데...'라고 뒤늦게
떠올리면서 또 자신을 향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존재가 아닐까?
이런 답답한 마음에 이 책의 제목은 내 마음을 훔쳐본 듯 그대로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필립
얀시는 미국 남부의 경직된 근본주의 교회의 영향 속에 자랐다고 한다. 그 교회는 사랑과 은혜에
대해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정작 이를 경험하기는 어려운 곳이었고, 백인에게는 관대하지만
흑인에게는 가혹한 곳, 거리낌 없이 인종차별이 자행되는 곳이어서 얀시 자신이 농담 삼아하는
말처럼 이후의 삶은 ‘교회의 해독’으로부터 회복되는 여정이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태어난 년도가
1949년임을 생각하면 남북전쟁을 통한 노예해방이라는 결과는 아직도 인종차별이라는 꼬리로
이름을 바꿔 이어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믿음의 경계선에 선 사람들을
대변해 거침없이 물음을 던지는 글을 쓸 수 있었고, ‘회의자의 안내자’로서 소명을 감당했다고 한다.
[해외저자사전 참고]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좋은 일과 나쁜 일 그리고 즐거움과 고통이 우리의 공과에 따라 주어진다는 사상에 계속
사로잡혀 있는가?"
저자의 질문을 다시 생각하면 우리 삶의 공과는 우리에게 발생하는 일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그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이번에는 나에게 일어난 것임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통의 문제를 다루는 신약의 거의 모든 기록은 ‘고통의 원인’에서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 강조점을
옮긴다. 그토록 많은 악과 고통을 용인하는 이 우주의 큰 계획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두 가지로
반응할 수 있다. 첫째는 고통 가운데서 의미를 찾는 것이고, 둘째는 고통당하는 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고통 가운데서 의미를 찾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내가 인생의 지극히 작은 것들까지도 모두 ‘선물’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그리고 그 선물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이 ‘감사’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나를 도와주십시오."
저자는 "기독교는 고통을 줄여주는 종교가 아닌 것 같다. 기독교는 우리가 고통을 받아들이고,
맞서고, 헤쳐 나가며 일하여 결국에는 그것을 승화시키도록 힘을 준다."라고 말한다. 이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자세로,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더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말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종교가 주는 힘은 고통을 받아들이고 혼자서 겪을 고통을 나누어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마음가짐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져본다.
‘의미 없는 고통이 절망이다.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단 하나는 빼앗아 갈 수
없다. 그것은 인간의 자유 중 마지막 남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가짐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 빅터 프랭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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