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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讀後行

대륙에 부는 바람 -'도쿠가와 이에야스 18권'을 읽고

by 聚樂之生 2024.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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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생을 살펴보며 희로애락이나 길흉을 검토하며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계기를 살피고

그 계기를 통해 길흉의 전조증상이라던지, 잘 살폈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며 모든 일들은 예측이

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우선 나부터도 잘못된 선택인줄 알면서 그 일을 진행하거나 나쁜 결과를 예측하면서 행동하는 

일보다 항상 좋은 결과나 현 상황에서의 최선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그 결과가 아쉬운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지난 일에 대한 평가가 과연 사람들의 판단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과의 전쟁을 일으켜놓고 전쟁의 경과가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여러 고민에 빠지게 된다. 전쟁을 준비하면서부터 잘못된 정보로 시작했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지도자의 입장을 보여준다. 또한 신하들과의

관계와 후계구도의 변화, 각 개인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나이가 들어 늙어가는 히데요시에게는

어려운 말년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조선으로 원정을 떠난 장수들의 모습에서도

전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 의견충돌을 보이고, 전장에서의 조선과 명나라의 완강한 저항과 반격이

히데요시에게는 피해와 피로감을 더해주게 된다. 특히 이순신장군의 해전 승리로 원정군의 보급과

군사지원 등 가장 기본적인 군사활동에 차질을 빚게 되어 점점 더 강화를 통한 전쟁의 종료를

생각한다. 여기서 강화조건을 살펴보면 다른 것을 그렇다 치더라도 전쟁은 조선과 하면서 그 당시

명나라의 지원이 있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명나라와 강화조건을 협상하며 조선의 영토 일정 부분을

할당할 것을 요구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요구조건이라는 생각과 나라 전체가 전쟁으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는 조선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괘씸하다는 생각 등 만감이 교차한다.

 

 

권력을 갖게 되면 여러 사람들이 그 권력을 등에 업고 자신에게 득이 되는 행동을 하려다 생기는 

갈등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에  인간이 가진 특성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긴 동물의 세계에서도 그룹의 리더가 바뀌면 기존의 서열이 바뀌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니 꼭 인간만의 특성은 아니고 지구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모든 동물들의 기본적인 

특성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히데요시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아들을 다시 얻게

되어 그 아이가 잘 자라고 자신의 사후에도 별탈없이 살 것을 고려하여 여러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게 돌아간다. 자식을 낳은 젊은 엄마, 후계자로 낙점을 받아

권력을 물려받은 조카, 그를 따르는 여러 신하들의 개인적인 욕심 등이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며

점점 더 혼란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와중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일본 내에서의 혼란을 없애고 통일된 일본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에야스와 이를 지지하는 상인들의 모습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그 시대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국내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이에야스의 조선 출정을

반대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보면 우선해야 할 것은 국내 안정임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그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 것은 아닐까. 전쟁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과 인적 피해, 전쟁으로 

인한 교역중단 등 상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피해가 더욱

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흔히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뜻을 그대로

펼칠 수 있도록 따라주는지는 지도자의 역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믿던 신하들이 권력의 방향을

판단하여 개개인의 사심을 드러내며 편을 가르기 시작하면 그 갈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음을

여기서도 보여준다. 이는 히데요시의 많은 나이를 고려한다면 자신들의 입지를 생각하는 신하들의 

모습이 이해가 되는 면도 있지만 살아있을 때는 '할복'을 하면서도 지키려고 하는 충성심을 지도자의

사후에는 왜 그 뜻을 따르려고 하지 않는지 의아해진다. 

 

히데요시의 아내 네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갈등과 반목이 넘치는 관계속에서도 남편이 올바른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조언하고 사람들을 이끄는 모습에서 함께 해온 세월속에 남편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신뢰를 본다. 이 아내는 히데요시와 살면서 어려운 시절부터 일본내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의 아내라는 위치에 오르면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오며 내조한

것이 남편이 지금의 위치에 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말들을 한다. 이를 다시 생각하면

자기에게 보이고, 듣게 되는 정도에 따라 세상을 보게된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기에 하루하루의

경험과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온전한 판단을 하여 아쉬움이나 후회를 줄이는 

삶이 되기를 바래본다. 히데요시의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한순간 한순간 우리는 인생의 돌층계를 

오르고 있는 것일테니 말이다.

 

"인간은 모두 인생의 돌층계를 한 계단씩 올라가게 마련인 게야. 그대도 내 나이가 되면 좀 더 높은

곳에 서서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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