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장소로 산이 좋아요? 바다가 좋아요? 또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등 대화 중에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며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그 사람의 성향을 알아보려는 시도를
많이 한다. 어쩌면 그런 공감대형성이 앞으로 있을 대화를 좀더 수월하게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자신의 성향과의 차이를 미리 알아보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보통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거나 특별히 선호하는 기준이 없을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특별하게 자신의 취향을 고민하거나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리라.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영화장르는? 분야는? 등 다양하게 구분지어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별로 특별하게 무엇을 좋아한다고 구분지어 생각하지 않고 지내다 보니 더욱 내 취향은
어떤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책이나 강연에서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거나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어렵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패션지 에디터로 오랜 경험을 쌓고 남편과 함께 시골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취향을 맘껏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취향을 사랑, 패션, 라이프스타일, 사람, 사회로 구분하여
그 기준을 잘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 입장에서 자신의 취향을 생각할 때 판단의 모델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취향이란 인간 그 자체다"라는 톨스토이의 말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사실 취향이라고 하면
"그건 내 취향이 아냐"라던가 "오! 딱 내 취향인데."라는 말의 의미에서 선호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취향이 인간 그 자체라는 말에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보이는 취향이 나를 나타낸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드러나는 내 모습보다 내가 알지
못하던 내 모습이 궁금하다는 말이다.
저자는 "취향이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기호나 규율이 아무리 방해해도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재밌는 것,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찾아내어 그것들과 함께
삶을 더 잘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취향을 정의하고 있다.
즉 취향이란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보고 경험하고 배운 것중에서 자신이
찾아내는 것이란 말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었지만 자신의 취향과 맞는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결혼은 젊어서 잘 모를 때 하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자주 하지만 여러 조건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결혼생활에 대한 현실을 바라보게 되면 결정이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자신과 맞는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로 인해 삶의 더욱 풍성해진다면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 결혼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결혼 조건으로 우선해야 할 것이 다름 아닌 서로의 취향적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저자의 음악적 취향, 자신이 생각하는 멘토, 삶에서의 여유가 주는 행복,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등
다양한 저자의 취향에서 내 생각과는 다소 다른 점을 볼 수 있었지만 많은 독서와 경험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각자의 취향을 제대로 알다면 삶을 더욱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결국 취향이란 저자가 인용한 니체의 말처럼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용히 돌아가고 있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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