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다 보면 통상 이야기의 흐름이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이 중심이 되고 주변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이 어우러져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이야기의 핵심인물을 주로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 아주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을 따라 이야기를
따라간다기 보다 사건에 연관이 있는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흥미로운 형식의 소설인 것이다. 그 이야기인 ‘내이름은 빨강’의 첫 권을 소개한다.
1. 사망자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은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하며, 화려한 전통 이슬람 예술과
이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1권은 이슬람 전통 예술 화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내면과 갈등이
묘사된다.
2. 주요 등장인물
- 카라 : 소설의 주인공으로, 12년간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온 후 숙부와 사랑하는 여성인 세큐레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는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세큐레 : 카라가 사랑하는 여성으로, 남편이 전쟁에서 실종된 상태에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아버지 에니시테와 함께 살아간다. 그녀는 현실적이면서도 강인한 인물로 묘사된다.
- 에니시테 : 세큐레의 아버지이자 카라의 숙부로, 술탄의 명령으로 비밀스러운 그림 작업을
감독한다. 그는 작품 속 화가들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카라에게 사건 조사를 부탁한다.
- 살인자 :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채, 화가들 중 한 명이 엘레강스라는 화가를 죽인 후, 에니시테까지
살해하며 사건을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들어간다.
- 올리브, 나비, 황새 : 에니시테와 함께 일하던 이슬람 전통 예술 화가들로, 각각 독특한 성격과
동기를 지니고 있으며, 사건과 깊게 얽혀 있다.
3. 줄거리 전개
소설은 엘레강스라는 이슬람 전통예술 화가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그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에니시테의 죽음까지 발생하여 소설을 점점 긴장감속으로 몰아간다. 살인자의 독백이 포함된
장들은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더 하며, 그가 누구인지 추리하게 만든다. 에니시테는 술탄의 명령으로
서양식 기법을 도입한 그림을 제작하고 있었고, 이는 전통적인 기법의 화가들에게 큰 논란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카라는 에니시테의 요청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카라는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에니시테와 함께 일하던 화가들인 올리브, 나비, 황새를
만나게 된다. 이들 화가는 각자 자신만의 비밀과 동기를 지니고 있으며, 서양화 기법과 전통 미술에
대한 입장이 갈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카라는 자신의 과거와 세큐레에 대한 감정을 되새기며,
그녀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게 된다.
한편, 세큐레는 남편이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실종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는 두 아이의 미래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카라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고려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전통적인 사회적 압박 때문에 갈등을 느끼게 되지만 아버지 에니시테의
죽음으로 카라에게 의지하게 된다.
4. 주요 주제
- 예술과 정체성 : 서양화 기법을 받아들이려는 시도와 이를 거부하려는 전통주의자들 간의 갈등이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이다. 에니시테와 그의 화가들이 참여한 작업은 단순한 그림 제작이
아니라, 당시 오스만 제국에서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상징적인 논쟁으로 나타난다.
- 사랑과 선택 : 카라와 세큐레의 관계는 사랑과 현실적 선택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세큐레는
사랑과 현실적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카라는 그녀를 위해 헌신하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고민한다.
- 권력과 종교 :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이를 억압하려는 권력 구조, 그리고 종교적 요소가 이야기
전반에 걸쳐 묘사된다. 특히, 서양화의 도입이 단순히 예술적 논쟁이 아니라, 종교적 전통과 제국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는 점이 특별히 부각된다.
끝내며
1권은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며,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모를 서서히 드러낸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가 심도 있게 탐구되며, 2권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세큐레와 카라의 관계, 서양화와 전통 미술 간의 갈등, 그리고 살인자의 정체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1권은 이 모든 요소를 통해 다층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데는 이야기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그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도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아직 2권을 읽지는 않았지만 1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구성과 이야기만으로도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에 갖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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