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고 말할 때 떠오르는 첫 느낌은 무엇인가? 소중한 관계, 끊지 못하는 안타까운 관계,
스쳐 지나는...... 이처럼 ‘인연’에 대한 느낌도 사람마다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불교에서는
‘스쳐지나는 인연’도 전생에서 33천 번 이상을 만난 사이라니 어쩌면 만나는 삶에서 만나는 모든
관계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관계 속에 개인의 생각이 섞여
오해나 미움, 일방적인 마음 등 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로 인한 갈등은 그 자체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야모토 무사시 4권은 이와 같이 서로의 관계 속 오해와 복수 등 많은 사람들의 갈등이 하나씩
표현되고 드러난다.
1. 무사시, 아케미 그리고 오츠
무사시는 친구 마타하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약속장소로 나가지만 그곳에는 자신에게
대결 일자를 통보하는 세이주로의 글과 자신을 만나러 온 아케미로부터 마타하치는 약속내용을
모르기에 여기로 올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세키가하라 전투후 마타하치와 아케미의 새엄마가 함께
살기로 한 후 이들과 헤어져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무사시는 이 만남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무사시를 향해 짝사랑을 해온 아케미는 무사시를 만나 지난날 자신에 벌어진 많은 일들에 눈물만
흘린다. 이 모습을 멀리서 보게 된 오츠는 무사시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온갖 상상 속에 마음을 끓인다.
2. 마타하치의 엄마 오스기와 오츠
마타하치 엄마 오스기는 무사시와 오츠에 대한 적대감을 풀지 못하고 기어코 이들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계속해서 이들의 뒤를 쫓는다. 그러다 우연히 오츠를 만나 마타하지를 만난 후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로 속여 곁에 둔다. 그후 마타하치를 만나자 아들에게 그녀를 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타하치는 자신의 정혼자인 오츠를 설득하여 함께 살기를 원하지만 마음이 돌아선 오츠는
헤어질 것을 요구한다. 이에 감정이 북받친 마타하치는 오츠를 죽으려 하나 오츠는 간신히 목숨을
구하고 다른 이들에게 구조된다.
3. 가문의 명예
무사시의 첫 도전 때 자리에 없어 제자들이 무사시에게 패해 쌓인 가문의 불명예를 회복하고자
대결을 요구한 요시오카 세이주로는 무사시와의 대결에서 완패를 당하고 오른팔이 부러지는 큰
부상으로 고통속에 팔을 절단하는 수모를 감수하게 된다. 이에 동생 세이주로의 동생 덴시치로는
또다시 형의 복수를 위해 무사시에게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덴시치로는
무사시에 대한 충분한 조사나 자신을 살피는 노력을 하지 않고 대결에 임하게 된다. 또다시 가문의
명예를 걸고 한 대결에서 덴시치로는 죽음을 맞이하고 무사시는 이 대결에서 승리하지만 기본적인
자세에서 요시오카 가문의 실력을 느끼며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4. 혼아미 고에쓰와 무사시
세이주로와의 대결 후 우연히 만나게 된 혼아미 고에쓰와 무사시는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혼아미
고에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도검 감정가이자 도예가이기 한 당대에
신념이 뚜렷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무사시는 그의 집에 의탁하여 지내는 동안 그의 도예작업이나
서예작품을 보며 한 가지 일에서 이를 수 있는 경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음권을 기대하며
마타하치의 어머니인 오스기도 무사시와 아들의 정혼자 오츠가 함께 도망치는 것으로 자신의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하여 이들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뒤쫓는 모습에서 왜 자신의
아들이 먼저 이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실수를 벌인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고 단지 그들에게 보인 상대방의 모습만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시대적, 사회적 판단의 근거였는지 궁금해진다. 하긴 지금도 우리는 소위 내로남불이라는
말로 이러한 경우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자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또한 무사로서의 명예를 중시하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실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대결을 요구하는 요시오카 가문의 계승자 세이주로나
그 동생 덴시치로의 무모함 역시 과연 그것이 최선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국의 고사로
와신상담이나 절치부심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복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 검법을 수련하는 사람을 이르기를 병법가라고 말하는데 병법가로서의 무사시의
모습에서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않는 자세가 과연 병법가로서의 자세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기녀의 질문에 자신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된 무사시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를 궁금증을
가지고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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