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우기/讀後行

시인 ‘랭보’를 아시나요-‘일뤼미나시옹’을 읽고

by 聚樂之生 2025. 5. 7.
728x90
반응형

어느 책을 읽다가 아르튀르 랭보라는 시인에 대한 언급을 보고 궁금한 마음에 시인의 책을 고르다 마지막

시집이라는 말에 먼저 집어 들었다.. 시에 대해서는 더욱 모르는 게 많은 입장이기에 더욱 읽어내기가 무척

어려운 시집이라는 생각이 첫 구절부터 들었다. 이 책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이해를 높여보고자 한다.

 

이 책 일뤼미나시옹은 아르튀르 랭보가 19세 무렵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 모음집으로 제목을 직역하면

"조명들", "계시들"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이 단어는 빛의 번쩍임과 정신적 각성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함께

품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이 시집은 전통적인 서정시나 서사시의 형식을 완전히 탈피하여, , 환상, 비의(秘儀), 초현실적 이미지로

가득 찬 자유로운 형태의 산문시(Prose Poetry)로 이루어져 있다. 일뤼미나시옹은 현대 시문학, 특히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시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랭보의 치열한

실험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구성과 스타일

일뤼미나시옹은 명확한 순서나 주제별 체계 없이 약 42편 정도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시마다 전혀 다른

배경, 인물, 목소리, 분위기가 등장하며, 독자는 명확한 줄거리나 논리적 연결 없이 시적 이미지의 파편들

속을 떠돌게 된다.

 

시어는 극도로 압축적이고, 문법적 규칙이나 시간적 흐름을 무시하기도 한다. 종종 환각적이고 초현실적인

장면들이 연달아 이어지는데, 이는 랭보가 '보는 자(voyant)' , 기존의 감각을 전복하고 새로운 차원의

인식을 경험하는 존재 로서 시를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응형

주요 주제

1. "시인의 역할"에 대한 실험

랭보는 전통적 의미의 시인을 거부했다. 그는 시인은 고통과 광기의 세계를 통과하여 "미지(未知)의 것"

표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일뤼미나시옹은 그런 실험의 결정체다. 랭보는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새로운 인식을 얻으려 했다.

 

2. 현대 문명 비판

많은 시에서 산업화된 도시, 관료주의적 사회, 군사적 권력 등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문명 속 인간이

소외되고 파편화되는 모습을 묘사하며, 종종 인류 문명의 몰락 이후를 암시하는 듯한 풍경을 그린다.

 

3. 정체성의 유동성

일뤼미나시옹에서는 고정된 '자아'가 없다. 화자는 끊임없이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여러 목소리와

시점을 넘나든다. 이는 인간 정체성 자체가 유동적이며 분열적이라는 현대적 인식을 반영한다.

 

4. 시간과 공간의 해체

시 속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으며,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인다. 공간 또한 현실적이지 않고,

꿈과 환상, 기억과 상상이 얽힌 초현실적 풍경으로 나타난다.

 

주요 시

- 새벽

자연과 사랑을 주제로 한 시로, '새벽'이 의인화되어 화자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을 묘사한다.

새벽은 생명의 탄생이자 세계의 갱신을 상징한다.

 

- 도시

산업화된 도시의 메커니즘, 소음, 군중, 인공적 삶을 묘사하는 일련의 시들. 인간성 상실과 문명 비판이

중심 테마다.

 

- 어린 여자들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장면을 통해 '순수''상실'의 이중적

감정을 표현한다.

 

- 왕자들

과거 왕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듯하지만,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환상과 상징이 강조된다. 권력과 인간

욕망에 대한 랭보의 복합적 시각이 드러난다.

 

작품의 의의

일뤼미나시옹은 아르튀르 랭보가 20세기 현대 문학에 끼친 영향을 보여주는 결정적 작품이라고

말한다. 랭보는 시를 더 이상 이해되는 것으로 만들지 않고, ‘느껴지고 경험되는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언어 실험은 이후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모더니즘 시운동에 결정적 자극을 주었으며, '의식의 흐름'

기법이나 현대시의 파편적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시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시인은 현실을 반영하는 자가 아니라, 현실을

재창조하는 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한다.

 

끝내며

이 책은 독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읽기 경험'을 요구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대신 이미지의 흐름 속에서

길을 잃고, 때로는 직관에 의존해 감정과 사유를 탐색해야 한다. 또한 랭보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단순한

문학적 혁신을 넘어, 인간 정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탐험했다. 그만큼 이 책은 그 치열하고 아름다운

실험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랭보는 37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더욱이 랭보는 21세라는 나이에 이 시집을 쓴

이후에는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시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천재란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은 랭보의 시와 페르낭 레제의 그림이 어울려 시화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레제의 그림이 랭보의 시를 기준으로 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랭보의 시어와 그림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