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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讀後行

'로마제국 쇠망사' 한 권으로 읽기

by 聚樂之生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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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를 읽다 보면 시대적 사건과 그 시대의 인물들의 행동을 통한 사회변화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역사 속 잘 알려진 인물을 만날 때면 그 인물의 역사적

행동뿐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행동에 따라 왠지 친근한 느낌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덤으로

얻는 감성일 것이다. 

 

역사상 위대한 제국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마제국에 대한 이 책은 로마제국의 시작부터가 아니라

서기 2세기경부터 시작한다. 원본은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내가 읽은 책은 '데로 손더스'가

편집한 한 권(그래도 600페이지에 가깝게 두껍다)으로 구성된 책으로 서로마제국의 멸망까지를

다루며 동로마제국을 다루는 원서 후반부는 총 16장 중 16장 한 장으로 간략히 구성되어 있다.

 

 

 

「로마제국 쇠망사」는 에드워드 기번이 쓴 책으로 윈스턴 처칠의 장엄한 명구들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기번의 이 책을 숙독함으로써  영감을 얻은 것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책의 구상은 저자가 로마를 방문한 이후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자의 일관된 관심이 이미 이 책의

구상으로 흐르고 있음을 기번의 전기를 쓴 D.M. 로우가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불어나는 물은 이쪽 통로이건 저쪽 통로이건 어쨌든 물길을 찾아 넘쳐흘러 땅을 비옥하게만들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역사적인 사건이나 시대적 상황에 관한 저자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문장들과 공감이 가는 시각을 모아보았다. 

 

 사람들이 은혜를 베푸는 사람보다 파괴자에게 더욱 아낌없이 갈채를 보내는 상태가 계속되는 한,

우쭐대기를 좋아하는 자는 언제나 군사적 영예를 갈구하게 될 것이다.

 

 고대인들이 애국심이라고 불렀던 시민의 덕성은 자신이 구성원으로 있는 자유정부의 보존과

번영에 강력한 이해관계를 느끼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로마 세계에서 행해지는 각종 종교형식을 백성들은 모두 똑같이 옳다고 생각했고, 철학자들은

똑같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행정관들은 똑같이 이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종교적

관용은 상호간의 면죄와 심지어 종교적 조화까지도 가능케 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는 열두 살의 나이에 경도되었던 엄격한 스토아 철학은

그에게 육신을 정신에, 열정을 이성에 복종시키도록 가르쳤으며 또한 덕망을 유일한 선으로,

사악함을 유일한 악으로 생각하고, 외형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지 말도록 가르쳤다.

 

 유럽이 종교, 언어, 풍습에서 대체적인 유사성에 의해서 결합되어 있으면서도 여러 독립국가로

분할되어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자유에 매우 이로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현대의 폭군은 비록

자신의 양심이나 자기 백성의 저항을 받지 않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얼마 가지 않아서 다른

군주들의 모범이라든가 동맹국들로부터의 충고, 적국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자제할 수밖에 없게 된다. 폭군의 미움을 받는 사람은 그의 좁은 영토에서 탈출하게 되면 보다

좋은 곳에서 망명처를 얻고 그의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자유롭게 불평하면서 심지어

복수할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사회의 평온을 교란시키는 대부분의 범죄는 많은 사람이 탐내는 재산을 소수에게 한정시키는

불평등한 재산법상의 제약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열정과 욕구 중에서 권력욕이 가장

절박하고 비사회적인 이유는 한 사람의 자존심이 다수의 복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우주의 질서를 인간의 운명과 결부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있거니와 역사적으로 우울했던

이 시기에도 홍수, 지진, 이상기후, 불가사의한 암흑 등의 여러 가지 이변이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도미누스(Dominus), 즉 주인이라는 칭호도 원래는 신하에 대한 군주의 권위나 병사들에 대한

지휘관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집안 노예에 대한 주인의 전제적 권한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여러 가지 혁신에 수반되는 장단점은 모두 그 최초의 창안자 탓으로 돌려야 하겠지만, 새로운

정치체제는 그 후계자들에 의해서 점차적으로 개선, 완성되어갈 수밖에 없었으므로 공과를 따지는

것은 그것이 충분히 성숙,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경신(輕信)이 예배의식을 거행하고, 광신이 영감이라는 언어를 취했으며, 우연한 사건이나

계략을 초자연적인 인과관계 탓으로 돌렸다.

 

 인간의 본성은 때로 어떤 일시적인 열정으로 희비애락을 겪더라도, 결국은 점차 원래의

수준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그 당시의 상태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열정을 나타나게 된다.

 

 종교의 공공적 기능은 전적으로 교회가 인정하는 성직자들, 주교(episcopus)’

사제(presbyter)’에게 일임되었다. 이 두 명칭은 원래는 동일한 직무와 지위를 가리켰던 것으로

보인다. 사제라는 명칭은 연령을, 아니 차라리 위엄과 지혜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교라는

명칭은 목회에 속한 신도들의 신앙과 풍습을 감독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어떠한 사회에서도 일반적 합의로 제정된 규정을 거부하거나 위반하는 구성원에게서

친교관계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그 사회의 당연한 권리이다.

 

 결의론 : 엄밀하게 정의된 규약체계에 의해서만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는 주의

 

 팔레스타인의 유대인은 속세의 구세주를 맹신적으로 기대하면서도 거룩한 예언자의 기적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냉담했기 때문에, 히브리 성서를 출간하거나 보존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따라서 예수의 행적에 관한 신빙성 있는 기록은 이방인 개종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난 후

예루살렘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리스어로 작성되었다.

 

 종교적 관용에 대한 대헌장인 밀라노 칙령(313)은 로마의 모든 시민에게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고 신봉할 수 있는 특권을 확인하게 되었다.

 

 - “한 가지 개탄스럽고 위험한 점은 우리 인간에게는 의견이 많은 만큼 종파도 많고, 취향도

다양한 만큼 교리도 다양하고, 결함이 많은 만큼 신성모독의 원인도 많다는 것이다.”

- 푸아티에의 주교

 

 상사성(相似性) : 공통조상에서 유래하지 않았으나, 수렴 진화나 진화 과정을 거쳐 발달한

유사한 형질

 

 율리아누스는 나라를 다스릴 사람은 완전한 신성을 갈구해야 하며, 자신의 영혼을 인간적,

현세적 영향으로부터 순화시켜야 하며, 자신의 욕망을 자제하고 학문을 높이고 감정을 억제해야

하고 또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생한 비유대로 반드시 폭군의 자리에 오르게 마련인 야수성을

억눌러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자신의 심성 향상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는 모든 시간은 헛된 시간

 

 인간은 자연의 격변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격정에 따른 재앙을 더욱 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약하고 방만하고 무능한 정부는 국가의 적과 매국적인 거래를 함으로써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역경은 자유민의 미덕을 결집시키는 법이지만, 쇠망해가는 나라에서는 당파 싸움을

부추길 뿐이다.

 

 종교적 가르침은 신도들의 자연적 성향을 만족시키고 정당화시켜 주는 한에서 쉽게

받아들여진다.

 

 하느님은 모든 피조물에 자신의 존재를, 인간의 마음속에 자신의 법칙을 새겨놓았다.

그 한 가지(신의 존재)에 관한 지식과 다른 한 가지(신의 법칙)의 실천을 되살려내는 것이 모든

시대의 예언자들이 표방해온 진실한 또는 거짓된 목표였다.

 

역사서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과 함께 현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준다는 의미에서 

많은 가르침을 준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가르침이 기번의 전기작가가 말한 대로 '불어 가는 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불어나는 물은 이쪽 통로이건 저쪽 통로이건 어쨌든 물길을 찾아 넘쳐흘러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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