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를 보다 보면 '국민을 위해', '국민의 뜻에 따라'라는 등의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위정자들의 국민을 위한다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시대적, 상황적 차이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그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으며 각 시대의 정치가들의 생각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16권은 1588년~1590년의 상황을 보여준다.
전국의 통일을 위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움직임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응은 차이를
보이면서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전쟁이 없어지고 나면 백성들만이 아니라 무사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히데요시는 '다도'를 통한 마음의 안정뿐 아니라 다도를 위한 '다기'를
통해 가신들과 협조자들에 대한 보상을 하는 등의 모습을, 이에야스는 학문을 통한 통치이념을
수립하고자 학자를 모시려는 노력을 계속한다.
이는 어찌 보면 전쟁에서 이기면 다른 영주들의 영지를 빼앗아 토지를 나눠주던 일들이 전쟁은 점점
없어지고 토지는 한정되어 있음에 부딪히는 필연적인 문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히데요시는
또 다른 방법으로 정치적으로 각 분야의 일인자들을 만들어 그들의 이름을 붙인 물건을 모두가
좋아하게 만드는 일종의 명품을 통한 보상으로 가신들의 불만을 줄이고 통치력은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중 인상적인 것은 무사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으로 칼을 감정하는 일인자를 통한 최상의
칼을 '많이'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으로 이등품을 일등품으로 평가하라는 히데요시의 말에
갈등하는 감정가의 고민은 장인과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에야스는 지금까지 다스리던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을 토대로 다시 시작하는 모험을 하게 된다.
물론 자신의 뜻으로 기반을 옮기게 되는 것은 아니고 히데요시의 힘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를 따르게 된다. 히데요시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이에야스에게도 오랜 세월 보좌하는 가신들의 힘이 이에야스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하는 사람들의 중요함을 생각해 본다. 물론 신하든, 동료든 서로의 뜻이 잘 맞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에야스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며 이에야스의 뜻을 거역하는 듯 하지만
이에야스에게 앞으로 가야 할 길과 다른 신하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통해 다른 뜻을 품지 못하게
하려는 속 깊은 老신하의 모습은 이에야스에게 힘과 행운을 더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히데요시와 이에야스의 입장이 바뀐 상태라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혼노사의 변'이후 이에야스가 먼저 난을 진압할 수 있었다면 히데요시와는 다른 길을
걸었을까? 물론 역사는 가정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가정은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으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을 보는 것뿐 아니라 그 시대 조선의 모습을 대비하여 생각하게
되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듯하다.
'배우기 > 讀後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테크는 잘 모으는 것부터 - '잘 모으는 공식'을 읽고 (0) | 2024.06.19 |
---|---|
화 다스리기 - '그대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를 읽고 (0) | 2024.06.18 |
나를 넘고 싶다! - '나를 넘다'를 읽고 (0) | 2024.06.14 |
블랙 스완을 본 적이 있나요? - 블랙스완을 읽고 (0) | 2024.06.13 |
나는 어떤 세금을 내고 있나 - 하마터면 세금상식도 모르고...를 읽고 (0) | 2024.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