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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기/讀後行

떨어진 태양-'도쿠가와 이에야스 19권'을 읽고

by 聚樂之生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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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일본 통일을 이루고 명나라를

정복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조선을 침략했고, 일본의 토지를 조사하여 각 지역의 년간 수확량을

확인하는 토대를 만들었다.

 

늦은 나이에 만나게 된 아들의 후사를 걱정하여 그를 따르는 무사들과 이에야스의 충성서약을

받는 등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이기도 하였지만, 그로 인해 후계자로 인정하고 키워왔던 조카의

일탈과 조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가신들의 파벌조짐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자 조카를 비롯한

조카의 식솔을 모두 죽이는 잔인함을 보이기도 한다.

 

고위직에 있을수록 자신의 지위에 대한 집착이 커질수밖에 없는 것일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보좌하는 사람들은 또 그 사람의 후광을 놓치기 싫어서 더욱 그 사람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인 사람의 본성인가?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대목이 바로 조카의 처벌이다.

물론 자신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과 삼촌의 꼭두각시 같다는 생각에 과격한 행동과 반항이

있었지만 삼촌의 엄한 문책에 따라 사그라들었던 반항과 주변 지지자들의 변심을 보면 굳이 그렇게

까지 처벌해야했을까라는 의구심과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안전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참 답답하다는 생각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딘가에서 컴퓨터의 성능을 말하면서 컴퓨터는 모든 일을 빠르게 잘 처리한다고 하지만 결국

인풋이 정확해야  아웃풋도 정확한 것이라고 말하며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실 이는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히데요시가 일으킨 조선

침략전쟁도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잘못된 판단으로 시작해서 전쟁 중에도 잘못된 정보를

통해 잘못된 결정을 반복한 일의 한 사례라는 생각이다. 명나라와의 종전협상에서도 명나라의

입장을 자신의 처벌이 두려워 제대로 본국에 알리지 못하는 장수들과 일본내에서의 자신의 입장을

위해 온전히 조언하지 못하는 측근들의 모습에서 그로 인한 일본과 조선, 명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전쟁비용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생각하면 지도층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히데요시는 죽기전 이에야스에게 자신의 아들과 이에야스의 딸과의 결혼을 통한 두 집안의 결속을

다시금 제안한다. 이는 이에야스의 힘을 통해 정국의 안정과 자신의 아들의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정리하면서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 바로 자식일 테고, 또 늦은 나이에 얻게 된 자식이니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마음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한다. 

 

히데요시는 죽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고 조용히 병상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대외에

알리면서 조선과의 전쟁 중에 있는 군사들의 철군을 은밀히 추진한다. 히데요시의 측근들과 

이에야스는 철군이 마무리 되고 난 후 히데요시의 장례를 치르기로 하며 그에 따른 조치들을 

실행한다. 다만 이에야스가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전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고자 히데요시의 측근 중

한 명은 다른 측근들을 교묘히 설득하여 이에야스를 견제하는데 집중한다. 물론 히데요시의 아들이

권력을 물려받도록 한다는 명분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지만 그의 속뜻이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시대적인 상황도 그렇지만 그 자신의 욕심도 보이기 때문이다.

 

전국시대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세 명 중 두 명이 세상을 떠났다.

전국 통일의 기초를 닦은 노부나가, 통일을 이룬 히데요시. 그들과 함께 한 이에야스만이 남아 

그 뒤를 이어가게 되었다. 사람의 생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시대의 가장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실력으로 정상까지 올라간 히데요시는 권력자의

아들로 자신의 뜻을 처음부터 떨쳤던 노부나가, 가문의 몰락으로 인해 인질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에야스와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 소위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처럼 정말 자신의 능력으로

한 계단 한계단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선 히데요시를 보면서 시대를 풍미한 또 다른 영웅의 모습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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