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중국의 옛 성현 중에는 성악설과 성선설을 주장하는
사람으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두 가지 주장 모두 교육의 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태어나 교육을 통해 그 사람의 근본적인 성향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각 개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히데요리의 환경이나 이에야스의 선문답 같은 신하들과의 대화를
통한 지시와 가르침이 때로는 오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이러한 의문은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생모의 엇나간 행실로 인한 영향, 주변 인물들의 무조건적인 지지 등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히데요시의 영향으로 온갖 영화를 누리며 스승의 철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히데요리는 어린
나이에 성에 눈을 뜨고, 교육을 받는데는 소홀하게 지내다 이에야스 손녀와의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너무 어린 신부로 인해 부부관계를 맺지 못하고 아내의 측근과 관계를 맺어 혼란을
스스로 야기하게 된다. 이는 어른들의 상황정리를 통해 큰 문제없이 해결되는 듯 하나 이에야스에게
히데요리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 시대에 높은 지위에 있는 자가 소실을 두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행실이 가져올 문제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솔함을 보여 히데요리
자신의 지위에 대한 자격을 스스로 낮추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야스에게 새롭게 등장하는 젊은 신하들의 면면을 보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유능한 인재들로
이에야스의 구상을 실천하는 데 많은 힘이 된다. 이에야스는 전쟁이 없는 세상에서 자신이 맡은
영지에서 백성들의 삶을 잘 보살피는 영주들의 역할과 주군을 잃은 무사들이 새로운 삶의 무대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고, 상인들은 정치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등 새로운 일본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한다. 특히 그 당시 해외에 탐험을 떠나던 유럽 국가들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노력하고, 조선기술을 배워 일본에서도 더 멀리 해외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일본에 도착한 외국인을 통해 이루려는 모습은 부국을 이루려는 지도자 이에야스의 개방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듯하여 새삼 감탄을 하게 된다.
또한 유럽 국가간 다툼이 일본에까지 미쳐 외국에 일본의 모습이 한쪽에 치우친 모습으로 비치지
않도록 외국의 선교사들간의 관계에서 중립을 지키려는 자세를 보여 종교적인 문제뿐 아니라 향후
타 국가와의 관계까지도 고심하는 모습은 나라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산을 개발해 금의 채굴로 부를 키우는 사람, 상인으로서 선대부터
이에야스를 도와 왔던 상인, 이에야스의 생각을 지지하여 조언을 아끼지 않는 칼 감정가,
난파선으로 인해 일본에 오게 된 탐험가를 보살펴 자신을 따르게 만드는 모습은 이에야스의 다양한
인재 등용을 말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어찌보면 세상의 평화를 원하는 수많은 백성들의 기원이
제때에 알맞은 인재들을 이에야스의 발걸음을 돕기 위해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 멀리간 것일까? 참 인복도 많다는 생각을 덤으로 한다.
히데요시도 자신의 아들이 16세가 되었을 때 이에야스가 권력을 이양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도
능력을 먼저 살펴볼 것을 전제로 한다. 이는 아무리 자신들의 자식이라 하더라도 일본을 이끌어
나갈 능력이 부족해 혼란을 야기한다면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능력이 있는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일본을 위한 일이라는 뜻에서 말한 것이리라. 이에 히데요리의 생모는 히데요리의 나이로
이에야스의 다음은 힘들더라도 이에야스의 후계자가 아들이 없다면 3대에는 통치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며 이에야스의 손녀와 결혼을 시켰다. 하지만 히데요리의 결혼 후 히데요리의
장인이 아들을 낳아 기대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이에야스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름을 손자에게
주며 3대째의 쇼군임을 암시하며 철저한 교육을 위한 인선으로 지도자로서의 자질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시한다. 교육의 힘을 믿는 이에야스의 모습을 다시 한번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된다.
일본은 1550년대부터 해외에서 많은 선교사들이 입국해서 천주교를 접하며 해외 문물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게 된다. 물론 천주교는 일부일처제 등 당시 일본 정서와 맞지 않는 교리로 인해
탄압을 받기도 하고 묵인이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유럽 국가들의 지식에
대한 수용은 어찌보면 적극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에야스는 탐험선을 타고
일본해역을 지나다 난파한 선원을 통해 먼바다까지 항해를 할 수 있는 배를 건조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해외진출을 통한 부의 증대를 꿈꾸었으니 말이다. 아직 그 배들이 건조되어
어디까지 갔는지, 무엇을 하고 돌아왔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지만 자못 궁금해진다. 또한 그러한
내용이 이 책의 어느 부분에선가 꼭 등장하여 기대를 해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유는 섬나라인 일본이 섬나라에만 안주하지 않고 멀리 해외까지 나라의 부를 생각하며
진출하려는 1600년대 일본의 모습에서 평화가 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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