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접하고 이를 토대로 자기 나름의 지식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보다 수월한 방법을 찾는 것은
아마도 정보를 체계화하고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은 지식을 체계화하거나, 책을 읽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인드맵이나 특별한 독서법을 살펴보고,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언제나 아쉬움을 갖는다.
일정 부분은 추천하고 있는 방법들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고, 그 방법들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보다 효과적이며 쉬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이런 기대로 이 책을 선택하여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 다치바나 다카시는 일본의 언론인이자 논픽션 작가 겸 평론가로 1974년 당시 수상
다나카 가쿠에이 뇌물수수사건을 취재하여 이름을 알렸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을 그대로 옮긴 책이라고 서두부터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오랜 기간
지적인 정보의 입력과 출력을 생업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수많은 사람의 개성이 다른 것처럼
지적생산의 방법론이나 지적 생활론으로 특별한 최적의 방법론이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토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다른 이들이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가는데 한 사례로 삼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지식을 입력하고 출력하는 과정을 세 부분으로 나눠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 출력하는
방법, 입력에서 출력에 이르는 과정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눈이나
귀로 정보를 수용하는 데 눈으로 정보를 수용할 때 우리가 흔히 빠른 습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속독법을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보다는 정신집중훈련이 오히려 낫다고 말한다. 정신집중훈련을
하면 입력에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하며 그러면 속독은 결과로 따라온다고 주장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빠르게 읽고 지나간다고 그 부분이 이해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이해가 될 때까지 계속 읽어 어려운 글을 이해한다면 문해력이나 집중력의 향상으로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입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출력의 목적이 분명하여 그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한 입력, 둘째는 입력을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등은 전혀 생각지 않고 그저 즐겁게 입력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출력의 목적이 분명한 경우를 ‘지적 생산형’ 또는 ‘출력선행형’이라고 부르며 독서를 할 경우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면 책의 목차, 작은 표제, 색인만을
활용해도 대체적으로 어디가 필요한지, 어디가 불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목적을
근거로 책을 훑어보다가 필요한 부분인지 아닌지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은 정독한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단시간에 상당한 분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명심할 것은 아무리
‘지적생산형의 입력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입력에 의해 축적되고 형성된 풍요롭고도 개성적인 지적
세계야말로 좋은 출력의 토양’이라는 저자의 말이다.
지식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신문 정보를 정리하고 활용하는 법, 잡지 정보를 정리하는 법, 정보
검색과 컴퓨터 활용법, 입문서에서부터 전문서까지의 활용법 등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을
구분하여 자신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 좋은 방법으로 인간을 둘로
분할하는 기준을 잇달아 생각해 보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남과 여, 어리석은 자와 영리한 자, 등
세세한 인간관찰에 바탕을 둔 개성적인 분류기준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노력이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료정리는 “어디까지나 준비이며 정작 중요한 본 경기는 그걸 이용하여 어떤 지적 출력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상기하라고 말한다. 즉 자료정리만을 하다가 끝나지 말고 그를 이용한
결과물을 만들어냄으로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라는 것이다. 이는 자료정리의 중요성을 등한시한
것이라기보다자료정리를 하다 정작 중요한 목적을 잊는 경우를 만들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자료를 출력하는 방법을 저자는 출력을 위한 기본적인 콘티를 짜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방법과
생각을 그대로 쓰기 시작하는 방법으로 구분한다. 저자는 후자를 글을 쓸 때 활용한다고 말하며
처음 콘티를 짜고 글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의 경우에는 생각을 정리하고 그대로 쓰다가 다시
정리하고 또 쓰는 방법이 오히려 생산적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글을 쓰다가 또는 반짝하는 생각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하여 이를 적극 활용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근거에 대해서 항상 의심을
갖고 근거에 대한 확신을 찾아가는 ‘회의하는 정신’을 갖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너무 많은
정보의 오류를 접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꼭 자료나 지식을 대할 때 필요한 기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밖에도 저자의 매체 활용법은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여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저자의 입력과 출력의 관계를 비유한 내용이다. 저자는
이를 술을 제조하는 공정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입력이란 술을 제조하는 공정 중 모든 재료를
투입하는 과정이며 출력은 술이 다 만들어진 과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모든 재료를 투입하여 술로 만들어지는 바로 발효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발효의 과정이 좋은
술을 만들어내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듯이 지식의 입력과 출력에도 이와 같은 발효의 과정이
머릿속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재료가 훌륭한 술로 변하지만 그 숙성의 과정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임을 인식하여 충분한
입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출력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사색을 통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함을 기억하자.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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